E = mc² 을 "에너지는 질량에 비례한다" 로 읽으면 질량이 0인 광자는 에너지도 0 이어야 한다. 그런데 빛은 분명히 에너지를 나른다. 모순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 식이 완전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.
특수상대성이론의 에너지·운동량 관계는 다음과 같다.
E² = (pc)² + (mc²)²
m 은 정지질량(rest mass), 즉 그 입자가 정지한 기준계에서 재는 질량이다.p 는 운동량이다.정지해 있는 물체(p = 0)에 넣으면 E = mc² 이 나온다. 우리가 흔히 아는 식은 정지한 경우의 특수한 형태다.
광자에 넣으면 m = 0 이므로 이렇게 된다.
E = pc 또는 p = E / c
질량 항이 사라지고 운동량 항만 남는다. 광자는 정지질량이 0 이지만 운동량을 가지므로 에너지를 갖는다. 모순이 아니라 식을 잘라 읽은 결과였다.
빛의 에너지는 진동수로 정해진다.
E = hf = hc / λ
h 는 플랑크 상수다. 진동수가 높을수록(파장이 짧을수록) 에너지가 크다. 자외선이 가시광선보다 피부에 해로운 이유가 이것이다.
운동량은 여기서 따라 나온다.
p = E / c = h / λ
정지질량이 0 인 입자는 진공에서 반드시 c 로 움직인다. 느려지거나 멈출 수 없다. 멈춘 광자를 상정하면 E = pc = 0 이 되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이다.
매질 속에서 빛이 느려 보이는 것은 광자 자체가 느려진 것이 아니다. 매질의 원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전체 파동의 전파가 늦어지는 현상이고, 광자 하나하나는 여전히 c 로 움직인다.
에너지만 있고 운동량이 없다면 빛이 무언가를 밀 수 없다. 실제로는 민다.
| 현상 | 내용 |
|---|---|
| 복사압 | 빛이 물체에 닿으면 압력을 준다. 혜성의 꼬리가 태양 반대쪽으로 뻗는 이유의 하나다 |
| 솔라 세일 | 태양광의 복사압으로 추진하는 우주선. 실제로 비행에 성공했다 |
| 광 집게(optical tweezers) | 집속한 레이저로 미세 입자를 붙잡아 옮긴다. 2018년 노벨 물리학상 주제 |
| 콤프턴 산란 | X선이 전자와 충돌하면 파장이 길어진다. 에너지와 운동량이 함께 보존되는 당구공 같은 충돌이다 |
참고로 라디오미터(크룩스 복사계)의 날개가 도는 것은 복사압 때문이 아니다. 잔류 기체의 온도 차이로 생기는 열적 효과이고, 복사압만으로는 그 방향으로 돌지 않는다.
"질량이 없으면서 에너지를 갖는 것은 빛뿐" 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.
| 대상 | 정지질량 |
|---|---|
| 광자 | 0 |
| 글루온 | 0 (이론상. 강한 상호작용에 갇혀 자유 입자로 관측되지 않는다) |
| 중력파 | 질량 없는 시공간의 파동. 에너지를 나른다 |
| 중성미자 | 0 이 아니다. 아주 작지만 질량이 있다. 중성미자 진동이 그 증거이고 2015년 노벨 물리학상 주제였다 |
중성미자는 오래 질량이 0 이라고 여겨졌다가 뒤집힌 사례다.
E = mc² 을 잘라 읽은 데서 나온다.hf, 운동량 hf/c 를 갖는다. 셋이 모순 없이 공존한다.